영아의 신체운동 발달 2

 2) 소근육 신체운동 발달

  (1) 손 펴기

 아기는 주먹을 쥐고 태어난다. 영아를 목욕시킬 때 손가락을 펴기가 쉽지 않다. 하나를 펴 놓으면 하나를 오므린다. 즉 영아는 손을 펴는 것이 발달과업인 셈이다. 어른의 손가락을 영아의 주먹 쥔 손안으로 넣으면 영아가 들어 올려질 정도로 아주 강한 힘으로 주먹을 쥐고 있다. 2개월경이 되면 이랬던 손이 조금씩 힘이 덜 들어가며 열리게 된다.

 

 약간은 주먹 쥔 듯한 손이지만 훨씬 힘이 덜 들어가 있다. 손을 폈다 오므렸다 하기는 아직 어려우며 조금씩 손을 펴는 데 익숙해지면서 스스로 오므렸다 폈다가 가능해진다.

   (2) 쥐여주면 잡기

 4~5개월 정도 되면 영아의 손을 제법 오므렸다 펴기가 된다. 이때 양육자가 영아의 손에 물건을 쥐여 주면 잡기도 한다. 그러나 금방 놓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손에 아직 힘이 없기 때문이다. 이때 보면 누워 있는 영아가 모빌을 보며 손을 뻗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잡으려고 하는 의지도 함께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누군가 쥐여주면 잡는 정도까지 가능하며 스스로 잘 잡지는 못한다.

   (3) 손바닥으로 잡기

 6~7개월이 되면 물건을 제법 잘 잡게 된다. 이때 영아의 손을 보면 손바닥 전체로 물건을 잡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직 손가락 끝으로 힘을 주어 잡지는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손 크기에 맞는 헝겊 공 같은 대상을 잡기는 수월하나 가늘고 긴 모양이나 작은 대상은 아직 잡기가 힘들다. 영아의 소근육 발달 정도를 잘 이해할 때 적합한 교재 교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건을 잡게 된다는 것은 탐색 행동이 좀 더 섬세해진다는 의미이다. 영아가 다양한 질감의 대상을 탐색할 수 있도록 양육자의 배려가 필요하다.

   (4) 손가락으로 잡기

 손바닥으로 잡던 영아는 10~11개월 정도 되면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어 올리게 된다. 이때부터 영아는 다양한 물건을 장유롭게 집어 올려 이동시키고 담고 빼고 하는 등의 놀이를 활발하게 하게 된다. 도한 손끝으로 하는 스위치를 누른다거나 모양 블록을 같은 모양 구멍에 넣으려고 한다거나 하는 등의 놀이를 즐기게 된다. 또한 아주 작은 대상도 놓치지 않고 손가락으로 집어 올림으로써 섬세한 탐색 활동이 이루어진다.

3. 영아의 신체운동 발달을 위한 교사의 역할

 

 영아기의 신체운동 발달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이루어진다. 누워서 자기 몸도 통제하지 못하던 영아가 뒤집고, 배밀이를 하고, 기어다니고, 안고, 잡고 일어나며, 혼자 서고, 걷게 된다. 주먹을 꼭 쥐고 태어난 영아는 서서히 손을 열고, 쥐락펴락하며 결국에는 손가락으로 대상을 잡을 수 있게 된다. 생후 1년여 동안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다 영아는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이루어낸다. 중요한 건 이러한 발달은 영아 자신이 이루어낸다는 것이다. 아무리 힘들어 보이는 발달적 과업도 영아는 스스로 해낸다.

 

 그럼 교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교사는 '영아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평가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고 영아가 적극적으로 또 자유롭게 자기 몸을 움직이며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간혹 뒤집기를 힘겹게 하는 영아를 보며 영아가 힘들어한다며 뒤집어 주는 교사를 볼 수 있다. 

 

 이것이 영아를 지원하는 것이고 격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이때 영아는 격려받기보다는 자신이 성취하고 느낄 수 있는 성취감이 반감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국 교사는 '내가 해주어야 하는'이 아닌 '영아가 원하는 것'을 잘 알아내야 한다.

 

 뒤집기를 하고 있는 영아에게 가장 필요한 건 넓은 공간과 주변에 장애물이 없는 편안한 공간, 그리고 약간의 푹신함이 있는 매트 정도이다. 교사는 이러한 환경을 마련해 놓고 영아가 마음껏 뒤집기를 시도하도록 지원할 수 있으며, 또 영아가 뒤집기를 해냈을 때 충분한 칭찬과 격려를 보내면 된다. 

 

 교사가 영아의 신체 발달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적절한 환경을 구성하고 영아가 마음껏 자기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충분한 자유와 시간, 공간을 제공하고 영아가 해낼 때까지 지켜봐 주며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해냈을 때 충분히 칭찬해 주면 영아는 자신의 성취에 대해 최대한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특정 신체운동 기술을 지도하려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영아기에는 자신의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며 자기 몸을 인식하고 자기 몸을 조절해보는기회가 필요하다.

 

영아의 신체 발달과 관련된 교사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영아가 자유롭게 움직이고 이동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기

* 영아의 놀이를 관찰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고 격려, 도움주기

* 영아와 교사가 신체 접촉을 자주 하는 신체운동 놀이하기

* 기술보다는 자유로운 움직임을 장려하기